동명이인(同名異人) 친구, 예향(藝鄕)의 고을, 아니 이제는 도농복합이 된 안성(安城)에 가면 동 명이인 벗이 한 명 있다. 단순히 이름만 같은 것 말고도 많은 사연을 가 진 내 친구이다. 나는 1967년에 고교 신입생이 되어 영등포역에서 용산역까지 기차를 타고 통학을 하게 되었다. 어느 날, 영등포역 승강장에서 기차를 기다리 던 중 바로 옆에 다른 학교 교복을 입은 어깨가 넓어 보이는 학생이 서 있기에, 어느 학교 다니는 녀석인지 궁금하여 슬쩍 자리를 옮기는 척 하 며 근육맨의 위아래를 흩어 보았다. 그저 알만한 사립학교의 교모를 쓰 고 교복을 입은 이 친구의 명찰을 보는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니, 어쩌면 나하고 이름이 같은가? 이 친구도 동시에 손가락으로 내 명찰을 가리키며 놀라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