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Rok marines

천리행군 2

marineset 2010. 1. 23. 19:29

강철 같은 사나이들

崔중위와 崔하사는 강철 같은 사나이들이다. 전술훈련까지 800km를 걸어왔어도 발이 멀쩡하다. 중대장이 귓속말로 『崔중위의 군장 무게는 지금 40kg을 넘을 겁니다. 몸이 안 좋은 대원들 군장 속의 사소한 물품들을 한두 개씩 半강제로 빼앗아 자기 군장에 넣고 다니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崔하사 역시 강철 같은 체력을 지닌 대원이다. 휴식이 끝나고 다시 행군은 시작된다. 한 시간쯤 후면 좀 더 편히 쉴 수 있는 중간 휴식지가 있다. 새벽 1시를 조금 넘긴 시간, 중간 휴식지에 도착했다. 앰뷸런스 주위에서는 다시 군의관과 대원들 사이에 실랑이가 시작된다. 이번에는 대대장의 불호령이 떨어진다. 도저히 걸을 수 없는 대원들에게 행군을 포기시킨다.

14중대장인 尹智炫(윤지현) 대위는 오른쪽 발의 뼈가 네 조각 떨어져 나왔다. 깁스를 하고 쫓아오더니 결국에 깁스까지 풀고 쫓아온다. 황구철 하사는 어지럼증과 구토를 호소한다. 더 이상 행군은 무리라며 군의관과 대대장이 만류한다. 그러나 이날이 마지막 행군이다. 새 날이 밝으면 끝이 난다. 두 대원을 아무도 막을 수 없다. 결국 두 대원은 진통제를 손에 쥐고 다시 대열에 합류한다.

15km의 산악행군과 5km의 도보행군이 기자의 무릎에 충격을 주었다. 전투화가 아닌 등산화를 신어 지금까지 그럭저럭 버틸 수 있었지만 계획에 없던 산악행군의 후유증은 금방 기자의 무릎을 강타했다.

기자는 20km 지점에서 다시 12중대와 합류할 것을 약속하고, 어쩔 수 없이 12중대를 떠나 앰뷸런스의 신세를 져야 했다.

새벽 3시가 넘어서자 우려했던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심상치 않은 비다. 대대장인 裵중령은 더욱 마음이 급해진다. 이제 20km만 가면 된다. 하지만 남은 20km가 더 어렵다는 것을 裵중령은 잘 알고 있다.

裵중령이 대원들을 재촉한다. 대원들은 이제 행군이 아니라 구보를 시작한다. 군장과 군복, 전투화는 이미 물을 먹어 몸에 걸치는 것만으로도 고통이다. 비는 점점 거세져 장대비가 되어 내리기 시작한다. 행군로 주변의 하천도 빠르게 수위가 높아진다. 현재 행군 속도는 지금까지 가던 속도의 두 배이다. 후미의 대원들은 처지지 않기 위해 중대장과 지역대장의 구호에 맞추어 달려간다.


『빨리 가서 자고 싶다』

새벽 4시30분이 조금 넘은 시간, 드디어 이번 1000리 행군의 마지막 휴식지인 여단 사격장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여단본부까지는 3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이다. 모든 대원들이 이제 끝났다는 안도의 함성을 지른다.

裵중령도 참모들과 함께 오늘 행군 중 처음으로 바닥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마지막 야식이 지급된다. 수박화채가 반합에 채워져 대원들에게 지급된다. 앰뷸런스도 행군 중 휴식시간에 처음으로 편안한 휴식을 취한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다. 모두 아픔도 잊은 것 같다.

이번 행군에 참여하는 대원 중 가장 막내인 趙太振(조태진) 이병은 처음으로 안도의 한숨을 쉰다. 趙이병은 『빨리 가서 자고 싶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행군에 참여한 대원 중 가장 막내인 趙이병은, 7월1일자로 일병으로 진급해야 했다. 하지만 진급 신고도 미루고 행군에 참여한다. 趙이병의 수첩은 일기로 시작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일기도 환자 진료일지로 변해 있다. 처방약명과 환자명이 빼곡히 적혀 있다. 趙이병은 이 수첩을 家寶로 남기고 싶다고 말한다.

마지막 행군이 시작된다. 시간으로는 30분, 거리로는 3km 남짓이다. 행군이 시작되자 잠시 멈추었던 비는 다시 거세게 내린다. 하지만 모두 가벼운 발걸음이다. 발의 통증도 잊었다. 잠시 후면 한 달 만에 만나는 가족과 친구들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더 빠른 걸음으로 여단본부를 향한다. 여단 본부 1km 전 위병소에서 기다려야 할 한 대원의 가족이 타고 온 차에서 내려 화환을 대원의 목에 걸어 주고 함께 비를 맞으며 위병소까지 행군한다.

위병소 400m 전방, 대원들을 맞으러 나온 가족과 13연대 특전사 대원들이 멀리서 보인다. 군악대의 팡파르 소리도 들린다. 가족과 친구들이 위병소에서 대원들의 행군 행렬 쪽으로 달려온다. 가족과 친구를 찾은 대원들은 환한 얼굴로 변한다. 예전엔 울었다지만 지금은 울지 않는다.


한 달 만에 집으로




위병소 앞 군악대는 대원들이 들어오기 전부터 울리던 팡파르를 마지막 대원이 위병소를 통과할 때까지 울리고 있다. 길고 길었던 1000리 행군은 막을 내렸다. 이제 연병장에서 있을 복귀신고만 마치면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다. 연병장은 이미 복귀하는 대원들을 맞을 준비를 마친 상태다. 각 중대별로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고, 그 위에는 과일과 음식들이 놓여 있다.

복귀신고는 길지 않다. 지치고 빨리 가족과 함께하고픈 대원들에 대한 배려다. 대대장 裵중령의 마지막 건배로 복귀신고도 끝났다. 발에 뼛조각이 떨어져 나가 깁스를 하고 행군했던 尹智炫 대위는 3일 전 태어나 아직 이름도 짓지 못한 아들을 품에 안았다. 기자와 全 일정을 함께한 12중대장 鄭대위는 전입 온 지 두 달 만에 1000리를 걷게 됐다. 출산휴가 중 면회를 온 현역 군인인 부인을 소개시켜 주었다.

9지역대장인 조소령의 발은 온통 물집이다. 그의 곁에는 딸과 아들이 서 있다. 딸과 아들은 아버지가 한 1000리 행군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그래도 조소령은 한 달 만에 본 막내아들을 안고 대원들에게 돌아간다. 대대장인 裵중령은 연신 대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아끼지 않는다.

군대 이야기는 유치하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솔직하다.

한 대원은 『우리는 검은 베레를 쓰기 때문에 1000리를 걷는다. 이것은 우리의 의무이지만 특권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들, 다른 군인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우리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이 자랑스럽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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