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진료실斷想

의사출신 독립운동가 50인

marineset 2023. 5. 25. 01:25
김필순·주현칙·이범교…삼일절 맞아 재조명

의협, 의사 독립운동가 발굴해 발표…“의료사에 고귀한 정신과 업적 새길 것”
[라포르시안] 대한의사협회가 제97주년 삼일절을 맞아 50인의 의사 독립운동가(의학도 포함)를 발굴해 발표했다.

의협이 이번에 발표한 독립운동가는 국가보훈처가 공훈심사를 통해 훈격이 확정된 이들이다.

앞서 의협과 한국의사100주년기념재단은 의사출신 독립운동가를 찾아 그들의 고귀한 애국심과 선각자로서의 족적을 기리기 위해 의사출신 독립운동가를 발굴하는 연구용역을 벌여왔다.

이번에 발표한 의사 독립운동가 50인 명단에는 서재필 박사처럼 많이 알려진 인물도 있지만 김필순, 주현칙, 이범교 선생 등 활약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명 받지 못한 이들이 다수 포함됐다. <관련 기사: 1927년 영흥·해남의 ‘에메틴 중독사건’…일제의 잔인한 식민의학>

▲ 제중원의학교 졸업생 7명(김필순, 김희영, 박서양, 신창희, 주현칙, 홍석후, 홍종은)

일례로 김필순 선생(1878~1919)은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를 제1회로 졸업하고 우리나라 최초의 면허의사가 됐다.

도산 안창호와 결의형제를 맺고 1907년 신민회 조직 당시 회원으로 활동하다 1911년 중국으로 망명해 이동녕, 전병현 등과 함께 서간도 지역의 독립운동기지 개척에 힘썼다.

이 후 내몽고 치치하얼에 수십만 평의 토지를 매입하고 이곳에 100여 호의 한인들을 이주시켜 무관학교를 설립하고 독립운동의 후방 기지를 개척하고자 노력했다. 1997년에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됐다.

주현칙 선생(1882~1942)도 국권회복을 위한 비밀 결사인 신민회가 창립되자 평안북도 지회에서 활동했다.

1919년 3․1운동 후에 상해로 망명해 임시정부 평안북도 조사원에 임명되고, 임시정부 재무부 참사와 대한적십자회 회원 등으로 활약했다. 1927년 귀국해 사재를 털어 대동고아원을 창설했다.
주현칙 선생은 1938년에는 '동우회사건'에 연루돼 약 2년간의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에는 미국선교사를 통해 상해임시정부에 군자금을 송금한 사실이 탄로나 검거돼 혹독한 고문을 당한 끝에 60세를 일기로 유치장에서 순국했다. 광복 후 1972년 독립유공자로 건국공로대통령표창을 추서 받았다.

이범교 선생(1888-1951)은 대구에서 동산병원을 개업해 의료업에 종사하다가 1919년 3․1독립운동이 일어나자 대구에서 시위에 참가하고 일경의 지명수배를 피해 상해로 망명했다.

1919년 임시정부에서 설립한 '교통부' 위원으로 피선돼 정보의 수집 및 검토, 교환, 연락과 기밀문서 교환 등 통신업무와 함께 독립운동 자금 수집 업무를 겸해 일했다.

1921년에는 흑해사변으로 이만시를 탈출한 이범석과 함께 약 6개월간 배영학교에서 훈련부장으로 재직하며 2세 교육에 전념하기도 했다. 정부에서는 고인의 공적을 인정해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의협 추무진 회장은 "이번에 발표하는 50인의 의사 독립운동가는 빙산의 일각이며 발굴 작업의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앞으로 의사 독립운동가를 추가 발굴해 우리 의료사에 그들의 고귀한 정신과 업적을 분명히 새기고, 후대의 귀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한편 의협은 새로 발굴한 의사 독립운동가 50인의 활동을 '한국의사 100년사로 본 의사 독립운동'이라는 책자로 엮어 재조명할 예정이다.

의사출신 독립운동가


[ 박진규 기자 hope11@rapportian.com ] 라포르시안(www.rapportian.com) - copyright ⓒ ㈜올댓닥터스.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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