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06
현승아, 어제 보낸 인터넷편지는 아직 전달이 안되었네. 천자봉은 다녀왔는지. 발간 명찰은 달았는
지 많이 궁궁한다만 훈련내용이 좀 바뀌었다는것 외에는 일정을 아직 잘 모르겠구나. 어찌하던 며
칠만 있으면 수료식을 하니까 소식을 알게 되리라 기대해 본단다. 요즈음 해군군함 사건으로 모두
들 침울해 있구나. 자세한 애기는 여기에 쓸 수 없으나 훈련소에서도 약간의 내용은 알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어제는 아버지를 낳아주신 친할머니 제사를 엄마와 둘이서 조촐하게 치루었다.아침부터
하늘이 컴컴하더니만 개일려고 하는지 창밖으로 보이는 현재의 하늘은 청명해 지는구나.이곳에 있
는 현승이를 알고 잇는 모든 사람들은 너를 모두 사랑하고 보고싶어 하는데, 현승이는 어떤고?형도
없고 너도 없는 집에서 엄마랑 둘이 앉아 있으려니 절간도 아나고 기가 막히는구나.그래도 조만간
사랑하는 아들놈들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으로 하루 하루를 잘 지내고 있단다.작은아들 얼마나 변
해 있을지 참으로 궁굼하네, 필승!
2010-04-07
어이~ 꼴!!! 드디어 모레면 훈련소문을 나오게 되는구나.고생 많았느니라 아들.. 잘 모르겠지만 오
늘은 천자봉에 가지 않았나 궁굼하구먼. 어쨋던 힘든 훈련 잘 견더내고 빨간명찰을 달게 되어 현승
이의 아버지로서,해병대 선배로서 3가족해병으로서 가슴이 뿌듯하고 감개무량하다.훈련 막바지에
하늘도 너무 맑구나. 극기주 훈련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와서 꼴통 모습 좀 찾아 보려 했건만 어디
에 숨어서 카메라를 피했는지 아들의 얼굴은 없더라. 그러나 모든 훈련병들이 내 아들과 같은 심정
으로 사진을 보았단다.울 아들 체중은 어찌 변했는지 비염은 재발하지 않았는지 참으로 궁굼하다만
곧 모든걸 알 수 있겠지.아마 우리가 만나게 되면 할 말도 참 많으리라. 다행스럽게도 상윤이가 한
국에 있는 동안에 현승이의 첫 휴가가 확실하리라 믿어지기에 올 봄에는 우리 가족 모두 기념사진
도 찍을수 있겠구나, 물론 현승이는 멋있는 해병대 정복차림으로 찍어야 겠지.상윤이 보다 현승이
옷걸이가 좋으니까 군복도 잘 어울릴거다.
2010-04-08
드뎌 마지막 인터넷 편지를 쓴다. 아들~헨슝~빵구똥꼬~꼴통아!천자봉 잘 다녀 왔느냐? 해병대발상
탑에 가서 사진도 박고?빨간명찰 수여식도 했겠지.오늘쯤엔 해병대홈피에 천자봉 사진 올라 오려는
지 내가 설레이는구나. 현승아, 내일 수료식하고 사령부로 오겠네. 앞으로는 전화할 기회가 있을거
같구나.오늘 아침에 일찍 일어나 엄마하고 현승이와 해병대 얘기 허벌나게 했단다.엄마는 군대 계
급도 몰라서 상윤이 군대 있을적만 해도 일병-이병-삼병-사병으로 알았는데 지금은 두놈을 군대 보
내더니만 이병-일병-상병-병장의 순서를 알고 있더구나.오늘은 수료식 준비 및 예행연습을 하겠지.
현승이가 아무리 꼴통이라지만 제식훈련 할 때에 팔다리를 함께 올리면서 걷지는 않겠지?원래 그렇
게 걷는 훈병을 고문관 취급했단다.설마 군화를 왼쪽 오른쪽 구분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신지는 않
았겠지.어떠냐, 이젠 네물건 정도야 확실하게 정리정돈 하는 습관이 됬냐 이놈아,이 편지를 마지막
으로 받을 수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보낸다.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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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둘을 해병대에 보내고 인터넷 편지쓰기를 숙제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썼는데 오늘로 끝을 맺음,. 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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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02
에고~ 울 작은아들 쪼메 힘들쟈? 그치? 1주일 밖에 안 남았는데 뭘 그리도 많이 시키는지 고달프렸다.그러나 군대는 까라면 까야한다고 하니 나죽었네 하고 개겨 보자구나. 오늘은 어제보다 훨 날씨가 좋네.국방부 시계는 거꾸로 매달려도 어찌 이리 잘 갈꼬.다음 달에는 상윤이도 다니러 올테구 잘 하면 우리 꽅통 휴가도 있으려나 모르겠네. 그래도 면회는 된다니까 아들놈 낯짝은 함 볼 수 있겠지? 수료식하고 올라올때 고속도로 휴게실에 들리면 전화할 수 있는 모양인데 공중전화에 줄 서 있는 해병대 신병들이 많으니까 길게 통화는 못 할거다.어디 아픈데는 없는지 항상 걱정이구나. 군대 가기전에 그렇게 고생하던 비염이 어찌되었는지가 젤루 걱정이고.어머는 항상 심심하게 생활하고 있지. 어디 특별히 취미생활이 있는것도 아니고 가끔 송탄에 내려가서 아줌마들 만나는게 유일한 즐거움이더라. 아부지야 뭐..부어라 마셔라 할 친구들도 많으니까 심심하지 않아. 그래도 아들놈들이 걱정해서 많이 마시지는 않는다.ㅋㅋ
2010-04-5
어이~아들, 잘 있었는가? 드디어 마지막주로 접어들었네.고생 많이 했다.아버지도 현승이 훈련소 있는 동안만이라도 매일 일기쓰는 심정으로 아니 숙제하는 기분으로 편지를 쓰고는 했는데 그 숙제도 며칠만 더 하면 끝날것 같구나.남은 기간 건강에 유의하고 멋진 모습의 아들과 재회할 수 있기를 손꼽아 기다린단다.어제는 조상님들 산소에 다녀왔다. 현승아, 너 태어나서 가장 긴 세월을 부모형제와 떨어져 살아보니 어떤고? 물론 군대에도 동기들이 많이 있고 그 중에는 새로운 친구들도 사귀게 되지만 가족도 그리웠을거다. 글쎄 현승이는 대학 다닐때 집에 오는것도 싫어하고 전화연락 하는것도 귀차니즘이었으니까 아마, 군대서 휴가 가라고 해도 안 올것 같네 ㅋㅋ.두고 봐야겠지만 말이다. 행여 선임이 되어 군대가 더 편하다고 후임에게 휴가를 양보하지는 않을런지 모르겠다. 군악병 동기들과는 다 알고 지내는지 아니면 수료식 끝나고 후반기교육 받으러 오는 차안에서 처음 보게 될지 궁굼하다.천자봉은 다녀 왔는지몰라.
2010-04-01
오늘도 날씨가 영 별로이네.4월이 되었건만 아직도 쌀쌀하여 히터를 켜고 있는데 야외에서 훈련받고 있을 아들을 생각하니 좀 미안하구나.어제는 해병대홈피에 1112기 시가지훈련 사진이 올라왔길래 눈을 비비고 찾아보니 8소대 3838번 녀석이 폼잡고 있는 사진에서 울 아들 맨 끝에 앉아있는걸 발견했지. 천자봉을 이번주에 안 가는 모양이더라. 어쨋던 마지막 주에는 모든걸 마무리 지을테지.아버지 해병대생활 할 때와는 많이 달라진것 같구나. 그래도 해병대는 전통과 긍지를 먹고 사니까 시대에 맞는 군대로 변화 되어야겠지.어제는 상우 작은아버지와 참치집에서 술 한잔 했다. 집에가서 네 사진을 엄마에게 보여드렸더니 너무 반가워 하더구나. 현승아, 가족이란 참으로 중요한거야. 상윤이와 현승이는 의 좋은 형제가 되기를 엄마와 아버지는 늘 바라고 있단다.그럭 저럭 다음주면 수료한다 생각하니 기분이 어떤고? 훈련소 나오면 또 새로운 실무생활이 기다리고 있겠지. 말단 후임도 시간이 가면 선임이 된다. 필승!
2010-03-30
현승아, 잘 있느냐? 어제는 해병대홈피에 부대배치결과도 뜨고 훈단에서 핸펀으로 문자도 보내 주더구나. '이병 이현승은 4월 9일부로 군악병으로 수원으로 배치됨' 이라고 연락 받았단다.오늘도 힘든 극기주(지옥주?)훈련을 받을텐데 악으로! 깡으로! 이제 거의 다 왔다.오늘도 쫌 쌀쌀하기는 하다만 하늘은 아주 맑구나. 어제는 엄마와 어떤분 전역식에 다녀왔는데 군악대의 연주에 맞추어 국민의례를 했지.근데 목관은 없고 금관+색소폰만 왔더라. 현승이도 머지 않아 여러 행사에서 해병대군악대의 일원으로 열심히 클라 연주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구나.훈련 받느라 아마 입과 손가락이 굳었겠지만 후반기교육을 받으면서 옛날 실력을 되찾아야겠지?요즈음은 학교 다닐때가 그리울거다. 네놈 마음대로 먹고 마시고 놀 수 있었으나니까 말이다. 그러나 군대생활은 한편 자신을 엄격히 통제할 수 있는 훈련과 경험의 기회도 되니까 앞으로 좋은 추억으로 남겠지.1112기 군악병 동기들을 만나 볼 기회가 있었나? 암튼 건강히!
2010-03-31
오늘은 비가 내리는구나. 포항의 날씨도 비가 온다고 하네. 현승아 극기주 생활이 많이 힘들테지?동기들과 서로 위로하면서 잘 헤쳐나가길 바랄께.내일부터 4월이 시작되건만 뭔 놈의 날씨가 매일 춥고 꿀꿀한지 모르겠네. 훈련받는 아들에게 영 도움이 안되는 날씨구먼.어제는 미국 형이 전화 했더라.현승이에게 편지 좀 자주 보내주라고 야단쳤다. 아버지 치과있는 동네에서 1113기 수색병으로 간 김강산이란 녀석이 있는데 그 집 부모님들이 컴맹이라서 아버지가 1113기 훈련사진중에 그놈 얼굴이 보이길래 복사기로 뽑아서 그녀석 엄마에 드렸더니 너무 좋아 하시더구나. 인터넷 편지 보내시라고 했더니 컴맹은 물론 집에 컴퓨터도 없다는구만.현승아, 여자친구가 매일 같이 편지 보내주면 참 좋을텐데 겨우 아버지로 부터 맨날 고리타분한 예기나 적힌 편지를 받으려니 재미 없겠지만,그래도 컴퓨터 항 줄 하는 아부지를 만났으니 얼마나 다행이냐. 이번주에 천자봉 다녀오면 다음주는 수료식 준비를 하겠구나. 필~승 아들!
2010-03-23
현승아. 잘 지내고 있느냐? 야외훈련 받느라고 좀 힘들겠네. 그래도 텐트도 쳐 보고 밥도 해 먹어보는 경험을 하게 되는구나.전국적으로 황사때문에 공기가 너무 안 좋아서,울 아들 비염을 재발시키지는 말아야 할텐데 걱정이구나. 사람은 환경에 적응하면서 살게 되어 있단다. 편하고 불편한 것도 상황에 따라 모르고 지나기도 한다. 여기 엄마도 잘 지내고 있단다. 미국 형의 싸이에 올린 사진을 보니 완전히 장발에 꽁지머리를 하고 거지인줄 알았다.훈련중에는 매점에도 못 가고 맛있는 음식 사 먹지도 못하니까 아마 먹고싶은게 더 많겠지? 다음에 현승이 면회가면 악기바리 경험을 하게 해 주마. 국방부 시계는 오늘도 변함없이 가고있다. 지금은 고생스럽지만 대한민국 남자로서, 해병대원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견디어 보자구나.훗날 훈련받던 시절을 떠 올리며 이야기 꽃을 피울 때가
온단다. 4월 9일이면 힘든훈련 모두 끝내고 수료를 하게 될거야. 빨간 명찰을 오른쪽 가슴에 달고 '필승' 때리는 아들을 그려보며.
2010-03-24
작은아들 이현승! 꼴통아들 이현승! 잘 있느냐? 오늘도 힘든 야외훈련 받느라고 고생이 많구나. 해병대 이병 되기가 그리 쉽지는 않단다. 다음주에는 드디어 빨간명찰을 달겠구나. 포항도 날씨가 별로 안 좋다고 하는데 아들 훈련받는데는 지장이 없어야지. 현승아, 전화도 못 하고 인터넷도 할 수 없으나까 답답하지 이놈아.. 너 입대하기 전에 아부지 핸드폰으로 결제한거 네놈 월급에서 몽땅 뺏어 올테니까 그리 알거라.천사흔이 한테도 네사진 인터넷에서 보라고 아부지가 사흔이 싸이에 글 남겼는데 읽었나 몰라.너는 군대가면서 싸이를 탈퇴하고 갔더구나. 불쌍한 울 아들ㅉㅉ 여자친구도 한 명 없이 갔으니 폭탄편지 받을 기회도 없었겠네. 그래도 나중에 예쁜 친구가 생기지 않겠니? 비염이 재발하지는 않았는지 걱정이 되는구나.군대는 전국 각지에서 자라온 환경도, 말씨도 다른 사람들이 한데 모여 질서있게 돌아가는 단체이니까 모든것을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서 지내야겠지.대한민국의 해병대로 태어남에 자부심을 갖자.
2010-03-25
현승아, 짐작컨데 오늘은 수류탄투척 훈련을 할 것 같구나. 훈병 모두의 안전을 마음속으로 빌어본
단다.다음주는 극기주인데 날씨가 좀 풀리기를 기대해 보건만, 옛날 부터 포항을 5대불순지역이라
고 했단다. 5대불순이란 다섯가지가 매우 사람을 불편하고 힘들게 한다는 뜻인데 물맛, 기후, 교통
, 정조, 인심이 나쁘다는 얘기인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 내일은 부대배치 받는 날인데, 군악병
이야 몇명 안되니까 뻔하지만 다른 동기들은 포항, 김포, 백령도, 연평도, 사령부, 제방사 등등으
로 뿔뿔이 헤어지게 되겠구나. 갇은 부대로 가지 않으면 아마 제대할 때 까지 못 만나는 친구들이
거의 대부분일거다. 그래도 요즈음 세상은 인터넷이 발달해서 싸이월드 하게되면 서로간의 소식은
알게 되겠지. 밥맛이 좋지? 그래도 엄마가 해주는 밥이 제일로 그리울거야 이놈아ㅋㅋ. 항상 다치
지 않도록 조심하고,건강을 유념하기 바랄께.힘이 들때면 아버지와 형도 이 길을 지나갔는데 내가
포기할 수는 없지 하고 다짐하기바란다.
2010-03-26
현승아, 잘 있었느냐? 오늘은 하늘이 좀 맑기는 하지만 바람도 불고 춥구나. 야외훈련 받느라고 고
생이 많았다. 좀 아까 네 편지 왔다고 엄마가 전화했어. 해병대 홈피에 1112기 훈련사진이 올라왔
길래 반가운 마음으로 보았지만 아들 소대는 사진에 찍히지 않았더라. 이제 수료할 날이 2주 남았
구나. 어쨌던 고생이 많다. 군대 가기 전에야 감히 경험해 보지 못 한 것들을 해병대에 가서 실컷
해 보네 ㅋㅋ. 다음주는 극기주일텐데 울 아들 쫌 더 힘들거야. 하지만 남들 다 하는거 죽기 아니
면 까무러치기 아니겠니..엄마 친구딸, 인천예고 선배, 이름이 생각 나지 않네,오라, 아영이였지.
내일 결혼식 한다고 엄마는 거기 갈 모양이야. 아부지는 내일 3시까지 근무하고 등산이나 가야지.
주말에 과실자 특별훈련 받고 있는건 아닌가? 울 아들 군대서도 꼴통짓 하나? 빡박머리가 좀 자랐
는지.. 수료식 할 때면 완전히 상륙돌격머리로 변하겠구나.남은 훈련도 몸성히 건강하게 잘 받고..
국방부 시계는 잘 간다.
2010-03-29
어이~ 아들, 드디어 5주차 극기주훈련이 시작되는구나. 얼마나 힘들겠느냐. 그러나 모든 해병대원
이 이 길을 가야하니 즉, 피할 수 없음에 고통을 즐기는 수 밖에 도리가 없지 않느냐. 현승아, 이
제 네가 근무할 부대가 완전히 결정되었고, 이번 주 금요일은 천자봉 행군후에 빨간명찰을 달고,
다음주에는 대망의 수료식을 하게 되는구나. 아버지와 엄마는 우리 꼴통아들이 장하다. 후반기교육
이 시작되면 면회도 되겠지만 그 전에 너도 전화를 할 수 있을거다. 어제는 엄마랑 현승이 면회 갈
때 어떤 걸 사가지고 갈까 미리 궁리해 보았단다.옰만에 날씨가 화창하다. 그나마 아들 극기주에
날씨마저 나쁘면 우짤꼬하며 걱정했는데 그나마 다행이다. 아버지도 40년전에 진해 천자봉 구보를
했단다. 얼마나 힘들었던지.. 요즈음은 행군으로 대신한다고 하지만 옛생각이 나는구나. 진정한 해
병이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네.군가도 많이 배웠니? 원래 군대서는 외울것도 많고 따라 불러야 할
군가도 많단다. 아들 홧팅, 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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