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파동으로 이 나라가 촛불천지로 변했다.
모든 시위가 그러하듯이 처음에는 평화롭게 시작되지만 결국은 과잉진압과 폭력의 형태로 변질되고, 정권퇴진을 요구하는 등 홍역을 앓게된다.
과잉진압과 폭력의 형태로 돌입하면 시위를 하는 편과 막는 편 모두 부상자가 속출하게 되는데, 부디 시위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만 그 자리에 있었으면 좋으련만...
촛불시위 현장에 젊은 엄마들과 아빠들 그리고 그들의 어린 아이들이 유모차에 태워져 등장했다.
처음에는 평화로운 분위기에 고무되어 가족단위로 먹거리를 챙겨서 시위에 참석하는 일도 있었다지만 지금은 살벌하다.
물대포와 폭력이 난무하는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현장에 유모차를 몰고 나온 엄마들은 항변한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이유는 우리 아이들에게 위험한 미국소를 먹일 수 없기에 결사항거하는 표현의 한 방법이며 시위대를 과잉진압으로부터 보호하는데도 유리하다고 보기에...
그런데
너무 위험하다.
유모차를 타고 부모에 의해 강제로 시위에 참가한, 말 그대로 모유나 분유를 주식으로 하는 유아들은 현장의 분위기와 심각성을 모른채 커다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단지 경찰의 과잉진압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물대포와 분무기의 위해 뿐 아니라 자칫 시위대의 행진이나 이동중에도 일어나는 일부 행렬의 전도사고에 따른 도미노식 위험도 간과할 수는 없는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가 무엇이기에 우리는 이러한 위험을 무릎쓰고 저항하는가?
그리고 저항의 방법으로 어린 아이들이 유모차와 함께 시위대열에 합류를 하는 것은 이성적인 판단에서 이루어 지는걸까?
민주주의와 국가경제도 중요하고 우리 아이들의 식탁도 중요하다.
그러나 전장에 나가는 김유신도 아닌데 왜 우리의 엄마들은 이다지도 비장하고 아이들의 참여를 합리화 시키는지 너무 잔인하다.
쇠고기... 찝집하면 먹지 않으면 된다.
쇠고기 말고도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육류는 참 많이 있는데... 돼지고기, 닭고기, 양고기, 오리고기 등.
흰두교에서는 쇠고기를 먹지 않는단다. 미국산 쇠고기가 별로 맛은 없지만 안전하다고 믿어지고, 국산 쇠고기를 사먹어도 큰 부담이 없는 날이 오면 얼마나 좋으련만....
시위대가 지나는 도심의 패스트후드점에 시위대도 줄을 서서 햄버거를 사 먹으려하는데 그 햄버거의 쇠고기는 전부 국산인지, 아니면 호주산인지 잘 모르겠다.
이제 장관고시도 끝났고 결국은 미국산 쇠고기가 시중에 유통되는 모양인데 시간이 지나면 , 그렇게도 수입을 반대하며 여러날을 촛불로 지새던 사람들도 남이 옆에서 먹으면 모른체 하고 먹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국민이 결사반대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사업을 성사시켜야 하는 정부도 괴롭고 그들의 국민도 지칠정도로 괴롭기는 마찬가지인데 그 끝은 어디인가?
미국산 수입쇠고기를 먹은 인간광우병환자가 우리나라에서는 영원히 발생하지 않아야 훗날, 우리 정부의 정책이 오점으로 남지 않고 그나마 본전은 유지할 터인데 그걸 어찌 알 수 있겠는가....
여하튼,
유모차가 섞여 있는 시위대에게 함부로 물대포나 분말소화기를 쏘지 못 할테고 행여 사고가 발생하면 전국민의 저항을 피할 수 없으리라는 엄마들의 사고가 무서워진다.
행여나 병환에 시달리고 계시는 늙으신 부모님을 휠체어에 모시고 방패로 삼아 시위현장에 나타나서 부모님 손에 촛불을 쥐어드리고 그 것이 불효가 아닌양 교만해지는 우리들의 비뚤어진 현실만은 정말로 없었으면 좋겠다.
'스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천 먹자골목* 밴댕이식당가 (0) | 2008.08.16 |
---|---|
동해막국수* 시인의 집 (0) | 2008.08.15 |
국회의원도 경찰도 모두 괴로운 수난시대 (0) | 2008.06.28 |
Gina Gershon (0) | 2008.06.09 |
Guide for Master of Ceremonies * 영어회의(의식행사) (0) | 2008.0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