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korailhs

국내 첫 여성 KTX 기장 강은옥씨

marineset 2023. 6. 1. 06:51


<섹션 코레일뉴스 > 등록일 2009-03-30
작성자 홍보문화실 (nwadmin)

국내 첫 여성 KTX 기장 강은옥씨
318명 기장 중 홍일점 
 

“솔직히 긴장감이 더 많습니다. 비로소 굉장히 큰 산 하나를 넘었다는 느낌이랄까, 그런 기분이고요. 다시 또 넘어야 할 산 하나가 앞에 있구나, 그런 느낌도 들고요.”
110년 철도역사, 고속철도 개통 5년 만에 대한민국 최초 여성 KTX기장이 탄생한다. 4월 1일부터 KTX 기장 제복을 입는 강은옥 기관사(41)가 주인공이다. 318명 KTX기장중 유일한 홍일점이다. 현재는 용산기관차승무사업소 소속이고, 4월 1일부터 서울고속철도기관차승무사업소 소속이 된다.
강은옥 기관사는 ‘준비된 KTX 기장’이다. 철도대학 운전과를 졸업한 후 98년 철도청에 입사, 2000년 기관사로 임용되면서 이미 여성 기관사 1호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2006년 일찌감치 고속철도차량운전면허를 취득해두었고, 현재 무사고 운전 30만㎞를 달성한 베테랑 기관사로 이번에 다시 KTX 여성기장 1호라는 기록을 세우게 되었다.

어릴 적부터 남녀차별에 민감한 편이던 강은옥 기관사는 철도처럼 남성 중심 문화가 강한 직장에 들어오고 싶었단다. 이기고 싶었고 잘 한다는 얘기를 듣고싶었다고 한다. 철도에 입문하고서 앞만 보고 달렸다. 그렇게 기관사생활 3년만에 2003년 7월 인도유학을 떠났다. 그리고 1년간 지친 몸과 마음을 충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결 여유가 생겼다. 이제와 뒤돌아보니 자신이 잘 할 수 있었던 것은 선후배와 동료들의 힘이었다. 기술전수도 아낌없이 받았고 관심과 응원도 넘칠 만큼 받았다고 생각하니 새삼 느꺼운 마음이 들기까지 했다.

불타는 사명감으로 늘 잘 해야 한다는 기관사 초임시절의 중압감은 이제 없다. 지금은 즐겁게 일하고 또 즐기면서 일하겠다는 마음이 한없이 커졌다.

“한 사람의 기관사로 살면서 KTX 기장이 된다는 것은 큰 영광이죠. 오늘까지 잘 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선후배와 동료들 덕분입니다. 앞으로도 잘하고 싶고, 잘하겠습니다.”

한태동 코레일 여객수송팀장은 “KTX 기장은 1천여명의 승객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만큼 스트레스가 크고 사고가 나면 사후수습도 도맡아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며 “그동안의 기관사 경력과 여성고유의 섬세한 특성을 살려 여행객들에게 편안하고 쾌적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현재 코레일에는 22명의 기관사와 39명의 부기관사를 합쳐 총 61명의 여성기관사가 근무하고 있다. 기관사는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등 일반열차에 17명, 광역전철에 5명이 근무중이다.

[참고자료1]
※ KTX기장의 자격요건 : 3년 이상, 무사고 10만㎞ 이상의 일반철도의 운전경험을 가진 기관사 중에서 적성, 건강상태, 무사고 경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선발하며, 12주 이상의 전문교육과정을 거친 후 국토해양부에서 실시하는 철도차량운전면허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또한, 면허취득 후 현장에서 실무수습을 2개월 이상 받아야 비로소 고속차량운전업무에 종사할 수 있다.

[참고자료2]
※ 강은옥(姜恩玉) 기관사 약력
- 생년월일 : 1968.11.20
- 학력 : 건국대 철학과(1993), 철도대학 운전기전학과(1998)
- 주요경력
․ 부산기관차승무사업소 부기관사(1998.02.05)
․ 용산기관차승무사업소 기관사(2000.05.27)
․ 휴직(2003~2004년, 인도유학)
․ 고속철도 철도차량운전면허 취득(2006.12.27)
․ KTX 기장 임용(2009.04.01)
 
**
 
덧글
 


KTX에서 기장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많은 경력이 필요하다. KTX를 운전하려면 고속운전면허가 필요하다. 이 면허시험에 도전할 수 있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3년 이상 새마을호나 무궁화호와 같은 일반 열차 경력, 10만km 무사고 기록을 달성한 사람뿐이다. 12주 이상의 전문교육을 받은 뒤에야 면허를 딸 수 있는 만큼 열차 기관사들의 정점에 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KTX에서 기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여성은 단 1명, 2009년 KTX 기장으로 발령받은 강은옥 기장이다. (현재 두 번째 여성 기장이 교육을 받는 중이다) 혼자서 달리는 열차 전체를 관리하는 과업을 어깨에 지고 달려온 과정을 직접 만나 들어보았다.

전공과는 전혀 다른 길, 도전심과 호기심으로 시작해

강 기장이 대학생 때만 해도 첫 번째 여성 기장이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기란 어려웠다. 전공도 철학과였고 철도 공무원이 되겠다는 꿈도 없었기 때문이다. 스물 일곱의 나이에 철도대학에 다시 입학할 때도 투철한 꿈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대학을 졸업하면 철도청 공무원으로 취직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우연히 선택한 결과였다.

“막상 입학하고 철도에 익숙해지다 보니 오히려 철도에 더 흥미를 느끼게 됐어요. 철도가 성립되려면 열차, 거미줄 같이 깔린 철로, 교통신호를 내리는 각종 표식 등이 있어야 해요.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야 기차가 달릴 수 있어요. 철학과는 달리 여러 요소가 모여 시간에 맞게 딱 떨어지는 점이 흥미로웠죠.”

철도 대학을 졸업하고 기관사로 일하게 된 다음에는 첫 여성 기관사라는 타이틀이 지금까지의 길을 지탱해 주는 또 다른 원동력이 되었다. 철도공무원으로 일하는 즉시 달게 된 여성 1호라는 호칭은 무겁기도 했지만 그녀가 도전을 포기하지 않게끔 해주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녀가 처음 물꼬를 튼 뒤 3년 만에 또 다른 여성 기관사들이 등장했다. 그렇게 2009년부터 임명받은 코레일 여성 기관사들이 총 62명이다. 코레일 기관사를 흔히 6천명이라고 일컫는 것에 비하면 매우 소수인 것이다. 그만큼 첫 여성 기관사라는 타이틀의 무게도 남달랐다.

그런 무게감에서 잠시 벗어나 인도로 유학을 간 것이 그녀의 인생에 새로운 전기가 되었다. 한 치도 벗어나면 안 되는 철도 위에서 잠시 내려와 인도 곳곳을 누비면서 그간의 역정을 되돌아볼 시간을 가진 것이다. 불규칙적인 스케쥴과 진동으로 가득 찬 공간을 벗어나니 자신이 속한 곳의 소중함이 다시 보였다. 남자들로 가득 찬 세계에서 그동안 인정받고 싶은 마음으로 쭉 달려왔다면 이제는 자기 자신을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자신감도 기르게 되었다.

“제가 만일에 기관사라는 공무원 신분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1년 동안 재충전할 시간을 가지지는 못했을 거예요. 물론 아무 이유 없이 재충전이라는 이유로 휴직계를 낼 수는 없었고

유학을 통해서 받은 휴직이긴 해요. 그래도 이렇게 떠났다가 돌아올 곳이 있는 것 자체가 정말 고마웠어요. 그렇게 되돌아볼 수 있었던 것 자체가 제가 다시 기관사로 일할 수 있는 또 다른 원동력이 된 거구요.”

첫 여성 기관사의 꿈, 더 많은 여성 후배들이 나오는 것

그녀의 기관사 인생에서 여성 1호라는 것은 좀처럼 떼놓기가 힘들다. 철도대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기관사로 임관되면서부터 항상 첫 여성 기관사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의 타이틀이 단순히 타이밍을 잘 맞춰서 얻어진 것은 아니었다. 2009년에KTX 기장으로 승급된 것도 2006년에 미리 고속철도운전면허를 따는 등 미리 준비한 것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제가 처음 기관사로 임명되고 나서 3년 만에 또 다른 여성 기관사가 배출되었어요. 그래서 KTX 첫 여성 기장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을 때도 3년 정도 기다리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좀 더 길어지고 있네요. 그래도 이제 또 다른 여성 기장이 교육을 받는 중이니 앞으로는 보다 많아지겠죠.”

문득 궁금해졌다. 만일 코레일에 종사하는 여성 후배 기관사들에게 충고를 한다면 무엇을 할 것인지. 남성이 절대다수인 기관사 사회에서 살아오면서 느낀 점을 후배들한테 말한다면 무엇을 말하겠는가 물어보았다.

“나 자신을 믿는 것과 의심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으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나 자신을 의심해야 할 때 마음 푹 놓고 믿어버리거나 오히려 믿어줘야 할 때 제대로 못 믿게 되면 그것만큼 흔들리기 쉬운 상황이 없습니다.”

KTX가 시속 300km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은 기장이 기관실에서 승객의 안전과 열차의 속도에 온 신경을 쏟으며 운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쉬운 일은 아니다. 기관실에서도 좀처럼 속도감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시속 300km로 달리다가 역에서 정차하기 위해 속도를 내리면 기어가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안심은 금물이다. 커다란 열차 구조물이 시속 300km에서 달리는 상황에서 긴장감을 놓치면 큰 사고가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긴장감과 매일 마주하며 자신의 길을 운전하는 강은옥 기장의 꿈도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출처 : 경기여성정보웹진우리






반응형

'스토리 > korailhs'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건축 이야기]대전블루스의 현장, 대전역사  (0) 2023.06.01
대한민국의 철도  (0) 2023.06.01
협궤철도  (0) 2023.06.01
검찰서 눈길 끄는 `선비적 음주문화'  (0) 2023.06.01
鐵馬,미카3-129  (0) 2023.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