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시작한 취미가 개인전까지… 중장년층에 희망전파 자부심 느껴요”
“환갑이 돼서야 처음으로 개인전을 열게 됐는데 저를 비롯한 중장년층이 인생을 멋지고 의미있게 살아가길 바랍니다.”지난 14일 2019 오산시립미술관 지역작가 초대전인 <이음초대전>을 성황리에 마친 다원 유귀례 작가(61)는 소회와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번 초대전은 오산시가 지역작가 발굴 및 향토예술 활성화를 위해 실시한 행사로 유 작가는 올해 초 공모를 통해 지난달 12일부터 한 달여 간 전시를 진행했다. 오산시립미술관 3층 제2전시실에서 열린 전시는 유 작가가 지난 10여년 간 선보인 서예 작품 44점을 중심으로 열렸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가로 55㎝, 세로 45㎝ 규모의 <和顔愛語(화안애어)>(2009)가 손꼽힌다. ‘얼굴은 온화하게, 말은 사랑스럽게’라는 뜻을 담은 이 작품은 올해로 37년째 요식업에 종사하고 있는 유 작가의 모토와도 같다. 아울러 <광개토태왕비>(2019)는 가로 70㎝, 세로 200㎝ 한지를 21장이나 이어붙인 작품으로 유 작가가 3달 간 광개토태왕비에 적힌 1천775자를 하나하나 써내 눈길을 모은다. 더욱이 작품 옆에는 광개토태왕비를 본따 높이 6.39m, 넓이 약 2m 규모의 모형이 함께 해 의미를 더했다.
남다른 사연을 지닌 <금강반야바라밀경>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10년에 완성된 이 작품은 유 작가의 딸인 성희영씨(28)의 수험생 시절과 함께 해왔다. 유 작가는 성씨가 고등학교 1학년생이었던 시절 공부하는 딸과 함께하겠다는 마음,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의 마음으로 밤마다 딸이 공부할 때마다 옆에서 금강반야바라밀경을 써왔다. 성씨가 수험생 생활을 마쳤을 무렵 작품 길이는 가로 11m, 세로 48㎝ 규모에 이르렀다.
작품 중간에는 성씨와 함께 밤을 지새던 유 작가가 졸던 중 실수로 찍어버린 점도 하나 있어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의 마음이 관람객에게 그대로 전해졌다.
유 작가는 한문 공부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서예를 접한 지난 2007년을 떠올리며 웃음지었다.
요식업에 종사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냈지만 점심 시간과 퇴근 이후 시간을 활용해 매일 4~5시간씩 꾸준히 글씨를 써왔고 주부들이 흔히 보는 연속극도 뒷전으로 한 덕분에 지금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현봉 조상기 선생 밑에서 서예를 배운 그는 지난 2016년 경기도서가협회 초대작가는 물론 지난해 삼봉 정도전전에도 초대작가로 활동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이제 그의 시선은 회갑을 향해있다. 환갑이 돼서야 첫 개인전을 연 만큼 10년 후에도 열띤 활동을 보이는 서예 작가로 자리잡고 싶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유 작가는 “늦게서야 시작한 취미가 주위의 격려와 관심으로 개인전으로 이어지게 됐다”라며 “중장년층 모두가 각자의 관심분야를 통해 멋지고 의미있게 살아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글_권오탁기자 사진_성희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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