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Rok marines

해병대의 전통, 정신까지 깨부셔, '약군'으로 만들 작정인가?

marineset 2011. 7. 12. 10:41

해병대의 전통, 정신까지 깨부셔, '약군'으로 만들 작정인가?
 
김택규 편집위원
 
 
대한민국 서울의 서부 지역을 방어하고 있는 해병 제2사단 관활 내, 강화도의 한 소초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때문에, 그리고 최근에 발생한 민항기 오인사격, 사병 자살사건 등으로 인해, ‘무적해병’을 자랑하던 해병대가 정치권과 언론으로부터 동네북처럼 매타작을 당하고 있다.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군에 입대한 병사가, 적군이 아니라, 동료 병사가 쏜 총탄에 쓰러진 것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될, 참으로 안타까운 일임에 틀림없다. 더구나 사랑하는 자식을 잃은 그들 부모의 애통은 무엇으로도 위로하기가 힘들것이다.

국방부는 국방부대로, 해병대의 잘못된 ‘병영문화’를 혁신하겠다고 발표했고, 또 해병대사령부는 또 자체대로, 전부대 지휘관 회의를 개최하면서, “병영 문화 혁신100일 작전” 등을 해결 방안으로 내놓고 있다. 이런 모든 조치들이 건설적인 방향으로잘 이행되어, 앞으로 다시는 이와같은 불행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

그런데 일부 매체들은, 마치 해병대가 전부대적으로, 폭력이 항상 난무하는 조폭 수준의 집단인 것처럼 나쁘게 매질을 하고 있다. 병사들은 항상 가혹행위를 당하고, 괴롭힘 당하며, 인간 이하의 모역적 대우를 받고 있는 것처럼, 해병대를 비하하며, 국민에게 매우 나쁜 인상을 줄 수 있는 ‘선동적’ 기사들을 마구 쏟아내고 있다.

그러면,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버지니아 택 대학교에서 한국인 학생 하나가 총기를 난사하여 수많은 사람들을 사상케 하는 끔찍한 사건이 있었는데, 그 가해자가 한국인 학생이라고 해서 한국인 청년은 다 그렇게 잔인하고 나쁜 놈들이라고 매도해도 될까? 또 버지니아 택의 학생들은 모두 외국인 학생을 왕따시키는 학교라고 매도해도 될까? 그것은 어디까지나 ‘조승희’라는 ‘정신적, 심리적’ 문제가 있는 학생 개인이 일으킨 사건이다.

해병대 역사상, 이번과 같은 사건은 한번도 없었다. 만일 과거에도 그런 사건이 또 있었다고 하면 해병대에 고질적인 어떤 문제점이 있었든 것으로 보아야 할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사건’이 ‘하나’ 발생했다고 해서, 국가의 안보를 책임지고 전방에서 고생하고 있는 해병들에 대해 그렇게 마구 매도해도 되는것인가?

어느 집단에서나, 또 어디에서도 ‘문제인’에 의하여 ‘사건’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리고 물론 ‘관심사병’에 대한 관리를 잘하지 못한 상급자나 부대의 책임이 없다고 말할수 없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사건을 일으킨 김 모상병 개인에게 1차적인 책임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나는, 바로 이번 사고가 발생한 해병 2사단 지역(당시는 해병 제1 여단), 최전방에서 해병 소대장을 역임한 경험이 있다. 바로 강건너에 적이 포진하고 있으면서 24시간, 대남 선전 방송이 스피커에서 울려 퍼지고, 밤에는 강한 써치라이트 불빛이 우리 앞 강물위를 훓고 지나가곤했다. 언제 무장 간첩이 강을 건너 올지 모르므로 소대원 전원이 24시간 긴장 상태에서 경계에 임하였다.

그런데, 그때의 선배 해병들은 지금의 후배들보다, 비교할 수 없으리만치, 열악한 상황에서, 더 힘들고 더 고된 병영 생활을 했다. 그때 소위 ‘기합’이 ‘쎄기’로 해병대를 따라갈 부대는 없었을 것이다. 나는 사관후보생 훈련 10개월간, 매일 평균 ‘빳다’(bat) 10대 정도는(단체로) 늘 맞았다. 단체 기합으로 꼬빡 밤을 새운 적도 있다. 전방 소대장 시절, 소대장들도, 소대원들의 큰 잘못이 발견되면, 그에 대한 책임으로, 중대장으로부터 ‘빳다’(bat)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리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있다고 해도 소위 ‘깡다구’ 해병정신으로 모두 잘 이기고, ‘상명 하복’의 엄격한 군기와 더부러 서로를 위해주는 ‘전우애’로 똘똘 뭉쳐 있었다. 그러므로 무슨 ‘기수 열외’를 당했다고, 혹은 무슨 고통을 당했다고, 전우를 향해 총을 들이 댄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해병대는 해병대 고유의 오랜 전통과 문화가 있다. 해병대의 구호와 표어에 그 정신이 잘 나타나 있다.

우선 “한번 해병이면 영원한 해병!”이라는 구호가 있다. 미 해병대의 “Once a Marine always a Marine !"에서 온 것이다. 여기에 해병이라는 자부심과 끈끈한 전우애의 해병 정신이 잘 나타나 있다. 그러므로 전역 후에 사회에 나가도, 어디서나 해병 전우회를 구성하고, 해병출신임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귀신 잡는 해병’은 어떤가? 6,25 전쟁 때, 뉴욕타임즈의 히긴즈 기자가, 한국 해병대의 용맹성을 칭찬하여 붙여준 별명이다.

‘무적 해병! “ ”필승 해병’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해병!” “신화를 창조하는 해병” 등과 같은 강한 해병정신을 잘 나타내는 표어와 같은 의미의 말이다.

‘항상 충실한 해병!’이라는 것도 있다. 미 해병대의 ”Always Faithful!"에서 유래된 것이다. 사관후보생 훈련 시에 아침저녁으로 매일 큰소리로 외치던 표어이다.

“다류한 소류혈”(多流 汗 小流 血)도 있다. ‘강한 훈련을 통해 땀을 많이 흘리면, 전쟁에서 피를 적게 흘린다’ 라는뜻이다. 해병대의 색깔은 빨강과 노랑이다. 노랑색은 땀을 의미하며 빨강색은 피를 나타낸다. 해병대의 명찰이 빨간색인 것은 이름을 걸고 피를 흘려 국가를 사수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해병대는 강군을 만들기 위해 강도 높은 훈련을 시킨다. 강한 훈련을 통해 강군이 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이번에 국방부나 정치권이 해병대의 ‘병영 문화 혁신’을 외치고 있는데, 아마 강한 해병대를 약한 해병대로 만들 모양인것 같다. ‘기합’도 없애고, 조별과업, 석별과업, 취침전의 엄격한 ‘순검’제도 도 없애고, 훈련도 약하게 시켜, 마치 ‘보이스카웃’ 정도 도 못한 ‘무사 안일’의 약한 집단으로 만들 태세인것 같다. 그렇게 ‘약체 군대’로 만든다고 ‘사고’가 안날까?

타군의 어떤 ‘부대’에서는, 지금, 상급자를 ‘아저씨’ 혹은 “형”이라 부르기도 하고, 전방에 있던 사병이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 나 전쟁 날까봐 무서워”라고 하기도 하고, 엄마가 부대장에게 전화해서 아들의 군 생활 문제를 항의하기도 하고, 상급자가 지나가도 경례도 안부치는, ‘민병대’ 같은 ‘병영 문화’가 있다고 하는데, 과연, 그런 군대를 가지고 무섭도록 강군인 북괴군과 싸워 승리할수 있다고 보는가?

해병대도 그와 같은 ‘약군’ 민병대 같은 군대로 만들어야 좋겠는가? 어떤 논객은 이참에 '군인 노조‘도 결성하라는 한심한 소리를 떠들고 있다. 어떤 매체는 김 국방장관의 ’대북 강경책‘ 및 ’강군 육성‘ 방침이 군의 ’피로도‘를 높여 그런 사고가 났다고 정신 나간 논설을 내기도 했다. 민간 인권단체들이 해병대 내 인권 유린을 조사하겠다고 난리다.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종북주의자들이 이참에 해병대를 약한 군대로 만들려고 온통 발버둥을 치고 있는것 같다. 그렇게 하여, 해병대가 ‘약한 군대’가 되면 과연 누가 제일 좋아 할까?

해병대 ‘병영 문화’를 고치겠다고 모두 난리이다. 물론, ‘기수 열외’라든가, 혹 가혹행위 같은 것이 있었다면 그런 것은 근절되도록 개선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엄격한 군기’가 생명인 해병 고유의 병영 문화까지 깨부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군대 병영은 어디까지나 군대이지 어떤 개인 집의 화기애애한 ‘안방’이 아닌 것이다. 오랫동안 내려오는 고유한 해병정신까지도 말살하려 해서는 안 된다. 국가 전략 기동부대로서의 고유한 특수성을 지닌 해병대를 하나의 일반 ‘육군부대 화’ (陸軍化)시키려 하지 말라!

이번과 같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물론 ‘병영 문화’에 어떤 부조리가 있으면 과감히 혁신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문화’란 그리 쉽게 ‘무슨 100일 작전’ 같은 구호로 뽑혀지는 게 아니다. 오히려 실제적인 어프러치가 필요하다.

국방부 장관과 해병대 사령관은 이번 사건의 원인의 가장 단순하면서도 핵심적인 문제부터 풀어 나가기 바란다. 즉 정신이나 심리적 ‘이상자’는 언제나 어디서나 사건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것이다. 이번에 사건을 일으킨 ‘김 상병’은 훈련소에서부터 이미 ‘이상 증세’ 판독이 된 사병이라고 한다. 왜 그런 문제 사병을 총탄을 직접 다루는 전방 초소에 근무하게 했는가? (김 상병을 ‘이상자’로 몰지 말라고 하는 소리도 있지만, 동료들을 죽이고 자기는 도망가겠다고 사전에 계획한 것, 하나만 보아도, 그는 정상적 사고를 가진 자가 아니다. 도망가면 살수 있다고 생각했는가?)

해병대는 징병제가 아니고, 지원제이다. 그것도 경쟁이 심해서 두 번 세 번 지원하여 입대하는 청년들도 많다. 그렇다면 해병 선발 기준을 어디에 두고 있는가? 똑똑하고 IQ가 높은 청년을 선발하는가? 아닐 것이다. 중요한 것은 강한 훈련과 엄격한 군기의 해병대 적성에 맞는지 ‘적성검사’를 엄격하게 해서 선발할 필요가 있다. MMPI 같은 심리 테스트도 필요할 것이다. 정신적, 심리적 문제가 조금이라도 발견되면 선발에서 제외시키라.

만일 모병과정에서, 잘 처리 못되어, 신병으로 입대가 되었다고 해도, 신병 훈련 시에 또 얼마든지 문제가 발견되면 퇴출시키라. 신병 훈련 시에 해병대 근무 적응 여부가 판독나게 되어 있다.

그래도 어떻게 해서 퇴출이 안 되고 훈련을 마치고 실무 부대에 배치가 되었다고 하면, 그런 ‘문제 사병’은 직접 총과 총탄을 만질수 있고, 총격을 가할수 있는 ‘전방 부대’에 배치하지 말고, 후방에서 적성에 맞을수 있는 부서로 배치하라. 만일 문제가 발견되면, (내가 경험해서 알지만, 소대장은 소대원중 문제 사병을 가장 잘 파악하는 지휘자이다.) 전방에 두지 말고 후방으로 인사이동 시키라. 총기를 직접 다루지 않는 의무, 정훈, 군종 등 얼마든지 그런 사병을 잘 선도할 수 있는 부서도 있지 않은가?

그러므로 이번 사건을, 군에서 일상화된 것처럼, 확대시 하며, 건전한 사병, 건전한 단위 부대까지 모두 ‘문제 시’하는, 국방부 장관의 ‘전부대 긴급진단’ 같은것 하지 말고, 근본적인 모병 제도의 개선, 신병 훈련 시스템, 문제 사병 파악 시스템, 적절한 사병 인사 관리 제도부터 개선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근무 중이라도 신체에 어떤 문제가 있으면 의병 제대시키는 것처럼, ‘정신적 심리적’ 문제가 발견되거나 군 복무에 전혀 적응 못하는 사병 역시 인사조치 내지 ‘제대’시키는 시스템도 가동시켜야 할 것이다.

정치권과 언론들은, 호국의 간성이며 국가 수호의 보루인, 전통에 빛나는, 해병대의 정신을 죽이고, 해병대의 사기를 떨어트리며, 국민들에게 군을 비하시키는 ‘선동적’인 무책임한 발언들을 자제하고, 신중을 기해 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리는 바이다.


김택규
S.M.U. (M. Th.), Drew University(D. Min),
북가주 TV 방송 이사장 역임, 필그림 이민 목회 연구원 대표, (한국) 감신대 객원교수, 자유통일포럼 논설위원, 미주 감신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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